분기 전략회의를 앞두고 제가 가장 먼저 떠올린 장면은 오후 세 시의 회의실이었습니다. 점심을 먹고 두 시간쯤 지나면 슬라이드는 넘어가는데 아무도 질문을 하지 않는 그 정적 말입니다. 이번에는 쉬는 시간을 조금 다르게 만들어 보고 싶었습니다.
상담을 하면서 회의 케이터링은 배를 채우는 것보다 흐름을 끊지 않는 것이 먼저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회의실 뒤편이나 복도 한쪽에 코너를 두고 참석자가 원할 때 가볍게 집어 갈 수 있게 하면, 휴식 시간이 짧아도 충분히 숨을 돌릴 수 있다는 설명이었습니다. 메뉴도 손에 묻지 않는 디저트와 샐러드 위주로 하자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회의 일정표를 보내자 세팅이 끝나야 하는 시각과 중간에 정돈할 타이밍이 함께 돌아왔습니다. 발표 중에는 소리를 내지 않도록 쉬는 시간에 맞춰 움직이겠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참석자 중 견과류 알레르기가 있는 분이 있다고 말씀드렸더니 해당 메뉴를 따로 구분해 두겠다고 하셨습니다.

당일 아침, 회의실 문을 열었을 때 이미 커피와 디저트, 샐러드가 꽃 장식과 함께 놓여 있었습니다. 첫 휴식 시간에 사람들이 컵을 들고 코너 앞에 모이면서 회의 때 못 했던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오갔습니다. 저는 그 대화를 들으며 오후 안건 순서를 다시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회의가 끝난 뒤 남은 음식과 집기는 회의실이 다음 예약자에게 넘어가기 전에 정리되었습니다. 회의록을 쓰는 동안 뒷정리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생각보다 큰 차이였습니다.
“회의는 말이 오가는 자리라, 접시 소리 하나도 쉬는 시간에만 내도록 움직임의 타이밍부터 맞춰 둡니다.”
— 나든솔 이윤선쿠킹스튜디오
두세 시간짜리 회의라면 음료와 한입 디저트 정도의 가벼운 코너 하나로 충분합니다. 참석자가 자리를 오래 비우지 않도록 회의실 안쪽 벽면에 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종일 워크숍처럼 점심을 포함하는 일정이라면 오전·오후 휴식용 다과와 점심 식사를 나눠 구성하거나, 점심은 도시락으로 돌리고 커피브레이크만 현장 세팅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LG CNS 신입사원 교육처럼 일정이 빡빡한 경우에는 도시락 배송 시각을 교육 시간표에 맞춰 조율했습니다.
회의 중에 먹는 음식은 손과 입이 금방 정리되는 것이 우선입니다. 마들렌이나 타르트 같은 미니 디저트, 뚜껑이 있는 디저트 컵, 포크 하나로 먹을 수 있는 샐러드가 대표적입니다. 노트북과 서류가 놓인 테이블 옆에서도 부스러기나 소스 걱정이 적은 메뉴를 고르면 휴식 후 바로 회의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회의 시간대에 따라 구성 비율도 달리합니다. 오전 회의는 커피와 함께 가볍게 먹을 수 있는 디저트 비중을 높이고, 점심 직후 회의는 단맛보다 산뜻한 과일과 샐러드를 늘립니다. 늦은 오후까지 이어지는 회의라면 연어·밥 샐러드나 주먹밥처럼 출출함을 달래 줄 메뉴를 한두 가지 더합니다.

코너의 위치도 중요합니다. 회의실 안에 두면 이동이 짧은 대신 발표 중 시선이 분산될 수 있고, 복도나 라운지에 두면 쉬는 시간에 자연스럽게 자리를 옮기게 됩니다. 상담 때 회의실 배치를 알려 주시면 두 방법 중 어느 쪽이 나은지 함께 판단합니다.
비용은 다과 1인 25,000원을 기준으로 계산하고, 학술대회나 컨퍼런스처럼 세션이 여러 번 이어지는 행사는 커피브레이크 총 100만 원 이상 구성으로 진행합니다. 건국대 인문학 학술대회에서도 발표 세션 사이에 맞춰 커피브레이크를 세팅했습니다.
정기적으로 열리는 월례 회의나 이사회라면 매번 같은 메뉴가 반복되지 않도록 계절 과일과 디저트 구성을 바꿔 가며 준비합니다. 이전 회의 때 반응이 좋았던 메뉴나 남았던 메뉴를 알려 주시면 다음 구성에 바로 반영합니다.

임원이 참석하는 회의에서 점심 식사가 필요하다면 다과 코너와 별도로 격식형 도시락을 함께 주문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회의실 안에서는 도시락, 복도에서는 커피브레이크처럼 공간별로 역할을 나누면 식사와 휴식이 섞이지 않습니다.
회의 시작 전 아침 시간에 커피와 가벼운 디저트를 먼저 차려 두면, 일찍 도착한 참석자들이 자연스럽게 인사를 나누며 회의를 준비할 수 있습니다. 이른 시각 세팅이 필요한 경우 건물 출입 가능 시간을 상담 때 알려 주시면 그에 맞춰 도착합니다.
화상 회의를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회의라면 카메라 화면에 음식 코너가 비치지 않도록 위치를 잡는 것도 함께 고려합니다.
회의 참석자 중 단 음식을 피하는 분이 많다면 디저트 비중을 줄이고 샐러드와 과일, 한입 주먹밥을 늘리는 식으로 균형을 맞춥니다. 커피 외에 차나 주스처럼 카페인이 없는 음료도 함께 두면 오후 늦게까지 이어지는 회의에서도 선택지가 넓어집니다.
회의실이 여러 층에 나뉘어 있는 대규모 워크숍이라면 층별로 작은 코너를 따로 두어 참석자가 멀리 이동하지 않고 쉬는 시간을 보낼 수 있게 구성합니다.
오후 세션만 되면 참석자 집중력이 떨어져 회의가 늘어지는 것이 고민이었습니다.
휴식 시간마다 가볍게 집을 수 있는 코너가 생겨 짧은 쉬는 시간에도 분위기가 살아났습니다.
발표 중에 업체가 들락거리면 진행에 방해가 될까 걱정됐습니다.
일정표에 맞춰 쉬는 시간에만 정돈해 발표 중에는 회의실이 조용하게 유지됐습니다.
회의가 끝나면 바로 다음 예약이 있어 정리 시간이 빠듯했습니다.
회의 종료와 함께 음식과 집기 정리가 마무리돼 회의실을 바로 넘겨줄 수 있었습니다.